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망가 (忘歌)

그리운 날에는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한다

깊은 밤, 잠 못 들 때면, 선홍빛, 채 아물지 못한 상처를 조심스레 열고서 발 끝부터 가만히 온 몸을 잠기운다

부유하는 수 많은 기억의 파편 속에서 간신히 앙금지려는 그대 모습 한 조각, 한조각 모아 안고서

아직도 새파랗게 날이 선 그대 조각에 살이 찢기우고, 피가 흐르고, 살점이 떨어져 나가기까지

끝끝내 놓지 못하고 건져보지만

눈부신 햇살아래 흔적하나 남김없이 모두 사라져버리고

어느 새 곁에 선 익숙한 바람만이 가만히 제자리로 지친 등을 떠민다

그리운 밤에는 그리운 사람을 사무치게 사무치게 그리워한다

– 2004년 3월 21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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